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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버지의 해방일지> 유시민 추천 정지아 소설

by 엄마빠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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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소설가 정지아가 32년 만에 쓴 장편소설이다. 유시민이 '2022년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강력하다'라고 추천하여 화제가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의 입을 통해 아버지의 일화를 듣게 된다. 충격적이고 때로는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들이었다.  

 

아버지
책 표지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소설가의 자전적 이야기

1965년 생이다. 전라남도 구례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출신이다. 문예창작학과 박사이다. 소설 <빨치산의 딸>로 1990년 데뷔했다. 1996년에 쓴 소설 <고욤나무>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 되었다. 다수의 소설집을 출간하였다. 내로라하는 국내 문학상들을 다수 수상하였다. 어린이용 위인전이나 전기물을 다수 써냈다. 

 

실제로 아버지가 사회주의자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도 사회주의자이다. 실제로 본인 아버지의 장례식을 회상하며 소설을 썼다. 소설 속 주인공 '아리'의 어린 시절은 작가의 실제 유년시절과 닮았다. 중, 고등학생 시절 작가의 아버지는 사회주의 운동을 한 전력으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어린 정지아 작가는 문학 작품을 읽으며 힘든 삶을 버텨냈다. 문학작품 안에는 자신보다 더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주인공들이 있었다. 소설을 읽으며 위안을 받고 힘을 얻었다. 자연스럽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90년 소설 <빨치산의 딸>을 발간하였다. 빨치산은 사회주의자를 일컫는 은어이다. 실제로 빨치산의 딸이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다 보니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당시 이 소설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책은 판매금지가 되었고, 작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32년이 지나 다시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출간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마음속에 쌓여있던 분노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주인공 '아리'가 아버지를 향해 가지고 있는 애증의 감정이 유쾌한 방식으로 드러난다. 

 

본인이 직접 체험하고 이해한 것만 글로 쓸 수 있는 작가이다. 아버지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비로소 이해됐다. 그래서 이번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소설에 담아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보내드린다. 

 

 

소설의 등장인물과 줄거리

 

소설 속 주인공의 아버지는 사회주의자였다. 소위 '빨치산'이라고 불렸다. 러시아산 소총을 손에 들고 산속을 누볐다.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다. 일생을 걸고 싸웠지만 결론은 패배였다. 동지들은 하나둘씩 죽어나갔다. 조직을 재건하려던 노력도 실패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평생을 사회주의자로 살았다. 언젠 가는 평등한 세상이 올 거라는 믿음을 끝내져버리지 않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주인공인 나(아리)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아버지가 우스꽝스럽다고 여긴다. 이미 세상은 누구나 배불리 먹고 차별 없이 교육받고 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늘 혁명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마치 블랙코미디 같았다.

 

아버지는 동생인 작은아버지와 평생 반목해 왔다. 작은아버지는 형이 사회주의 활동을 했기 때문에 집안이 망했다고 생각한다. 형의 죽음을 전화로 알리자 냉담하게 전화를 끊어버린다. 작은아버지는 평생 술꾼으로 살았다. 이따금 집으로 찾아와 원망 섞인 행패도 부렸다. 그런 작은아버지를 아버지는 묵묵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주인공인 '나'는 차라리 작은아버지가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과연 작은아버지는 형과 화해할 수 있을까?

 

아버지의 고향 구례에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들이 살고 있다. '박 선생'은 아버지의 초등학교 동창이면서 시계방을 운영한다. 군인 출신으로 아버지와는 정 반대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버지와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이다. 두 노인은 정치적 성향 차이로 늘 투닥거린다. 그렇지만 상대를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장례식장에는 샛노란 머리의 소녀도 등장한다. 그녀는 스스로 아버지의 '담배친구'라고 밝힌다. 아버지의 아들임을 자처하는 '학수'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총을 맞대고 싸웠지만 결국엔 친구가 된 사연들도 가득하다. 

 

소설의 가장 큰 줄기는 사회주의자의 딸로 힘들게 살아온 주인공이 아버지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아버지는 정치적 신념을 따르느라 생활력은 약했다. 늘 가난한 형편이었다. 현실에 맞지 않은 이상주의자였다. 나는 늘 아버지가 있는 고향을 떠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내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이 단편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버지에게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면이 있었다.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담대한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들이 떠오르게 되었다. 마침내 나는 아버지와 화해하고 아버지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도 아버지처럼 사회주의자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보다 현실적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버지를 늘 구박하셨다. 비교적 사소한 이유도 있었고 큰 이유도 있었다. 앙숙 같은 두 사람의 관계였다. 그러나 사회주의 신념 아래에서 두 사람은 든든한 이념적 동지였다. 두 사람의 모습도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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